이번 글에서 소개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블랙미러의 시즌3 마지막 에피소드인 ‘Hated in the Nation’은 온라인에서 퍼지는 대중의 분노가 어떻게 현실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스릴러입니다. AI 드론, SNS 여론 조작, 정부 감시 시스템 등 현대 사회의 여러 기술적 요소를 결합하여, 디지털 시대의 윤리적 문제를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1. 온라인 투표가 초래한 살인 – 대중은 가해자인가?
이야기는 유명 칼럼니스트 조 페기(Jo Powers)가 자신의 집에서 의문의 사망을 맞이하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논란이 많은 글을 쓴 뒤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DeathTo(죽음을)’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혐오를 퍼붓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처음에는 단순한 자살로 보았지만, 곧이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사건이 단순한 사이버 괴롭힘이 아니라 체계적인 살인임을 깨닫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DeathTo’ 해시태그가 가장 많이 달린 사람을 매일 한 명씩 살해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인터넷에서 분노를 표출했을 뿐이지만, 이 해시태그가 사실상 ‘살인 투표’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SNS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판받고 있으며, 대중의 분노는 종종 집단 괴롭힘으로 이어집니다. 누군가를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실제로 그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에피소드는 온라인 문화가 가진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2. 감시 사회와 AI의 위험성 –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사건이 진행되면서, 경찰은 살인 무기로 사용된 것이 AI 드론 벌(Automated Drone Insects, ADI)임을 알게 됩니다. 이 드론들은 원래 환경오염으로 인해 감소한 꿀벌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 기계였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이 드론을 해킹하여 인간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DeathTo’ 해시태그에 따라 희생자를 자동으로 선정하고 살해하는 무기로 활용한 것입니다.
이는 AI와 감시 기술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위협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AI와 빅데이터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이 잘못 사용될 경우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이 에피소드는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이 점점 더 강력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현실과도 연결됩니다. AI 드론은 본래 환경 보호를 위한 기술이었지만, 결국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 CCTV, 온라인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어떻게 감시와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시사합니다.
3.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 – 우리는 정말 피해자인가?
가장 충격적인 반전은 이 모든 사건이 단순한 해커의 범죄가 아니라, 사이버 괴롭힘의 피해자가 만든 복수극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과거 온라인 폭력으로 인해 삶이 망가진 인물이었으며, 그는 대중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증오를 퍼붓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결국 그는 경찰에게 추적당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전 세계적으로 ‘#DeathTo’ 해시태그를 사용한 모든 사람들을 처벌 대상으로 설정하며, 수십만 명이 AI 드론에게 공격당하는 대혼란을 초래합니다. 그는 단순히 특정 인물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를 퍼뜨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려 했던 것입니다.
이 결말은 우리가 쉽게 비난하고 조롱하는 행동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종종 ‘나는 가해자가 아니다, 단순히 의견을 표현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집단적인 온라인 비난이 실제로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Hated in the Nation’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닙니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가 온라인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감시 기술과 AI가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작품입니다.
디지털 시대,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기술과 감시 속에서 조종당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에피소드는 그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