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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 시즌4 3화 ‘악어’ 리뷰 (기억 추적 기술)

by trinity-one 2025. 3. 13.

Black Mirror 관련 사진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블랙미러의 시즌4 3화 ‘악어(Crocodile)’는 ‘기억을 읽는 기술’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범죄와 인간 심리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에피소드입니다. 처음에는 우발적인 실수로 시작된 사건이 어떻게 점점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며, 우리는 도덕성과 죄책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1. 우발적 범죄, 지울 수 없는 기억

이야기는 젊은 커플 미아(Mia)롭(Rob)이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실수로 한 남성을 치어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시신을 강가에 유기하며, 이 비밀을 영원히 감추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몇 년 후, 미아는 성공한 건축가가 되어 가족과 함께 안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반면, 롭은 여전히 죄책감에 시달리며, 결국 미아에게 이 사실을 고백하고 피해자의 가족에게 진실을 알리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현재 삶이 무너질까 두려운 미아는 롭을 살해하며,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선택하는 작은 거짓말과 도덕적 타협이 어떻게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미아는 처음에는 단순한 실수로 인해 범죄자가 되었지만,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거짓말이나 실수를 숨기려다 더 큰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와 유사합니다.

2. 기억 추적 기술, 완벽한 목격자

한편, 정부는 사고와 범죄 해결을 돕기 위해 기억을 읽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한 사람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재현할 수 있으며, 보험 조사관이나 경찰이 사건을 조사할 때 활용됩니다. 보험 조사원 시아라(Caira)는 교통사고 피해자의 기억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미아가 롭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기억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장되지만,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인간의 왜곡된 기억까지도 명확하게 복원하여, 범죄를 감출 수 없도록 만듭니다. 미아는 자신이 곧 발각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범죄 해결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사라지며, 정부나 기업이 우리의 기억을 자유롭게 엿볼 수 있는 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악어’는 이러한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강하게 경고합니다.

3. 끝없는 살인,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시아라가 기억 추적 기술을 이용해 미아의 범죄를 목격하자, 미아는 그녀까지 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악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시아라의 기억을 통해 그녀의 가족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미아는 결국 그녀의 남편과 심지어 어린 아이까지 살해합니다.

이 장면은 인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미아는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지만, 결국 죄책감과 두려움이 계속해서 새로운 범죄를 낳게 만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그러나 마지막 반전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미아가 마지막 희생자로 선택한 아이는 시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기억을 추출해도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그녀의 마지막 살인은 완전히 불필요한 것이었으며, 그녀가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악어’는 인간의 선택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기억을 읽는 기술이 발달하면, 우리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인간이 윤리적 판단을 내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듭니다.

미아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그녀의 범죄는 완벽하게 밝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기억은 절대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과연 완벽한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악어’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